몇일 전, 작고하신 외할아버지와 한 대화가  생각납니다.
이미 여러 번 들어 본 스토리는 어찌나 귀에 익던지.
힘든 농사 지어가며.. 육남매 자식 공부 시킨 이야기!

벼농사, 고추농사, 콩농사, 배, 감 등을 몇 가마니씩 했지..
이렇게 얘기하시면,
옆에 계신 어르신께서는 감탄의 추임새가 이어집니다.
“허허 역시 자넨, 그걸 진짜로 혼자 다했어? ”

하지만,
농사를 직접 지어보지 않은 저로써는,
먹기만 했던 쌀이나 고추, 배, 감… 몇 가마니가

구체적으로 얼마 만큼의 노고를 표현하는지 그저 막연하게만 느껴질 뿐입니다.
뜨거운 태양 아래에서
허리로… 다리로… 손 끝으로… 느껴지지 않는 건.
우리 모두 비슷하지 않을까요?

수 많은 사람들의 인생 줄거리..
큰 줄거리 상으로는 별 차이가 없죠.
마치 친구와 술자리에서 공감하게 되는 직장생활 에피소드처럼 말이죠.
그래서 비슷한 이야기들를 반복해서 들으면 지겹기도 하고요.

하지만, 뻔하다고 생각하는 그 이야기는
사실은 내가 아는 이야기가 아닙니다.

한 사람의 삶을 보고 들어서 또는 읽어서 안다고 말하는 것은.
참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? … 

고추 한 가마니의 진짜 무게도 잘 모르면서…

p.s : 끄적거린 지금 이 순간은,
아마도 작고하신 외할아버지께서 마지막으로 저에게 주신 선물인 듯 합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