면봉 네봉지에 천원,
두봉지 오백원
잘 알아들을 수 없는 그 호객문 속에서
이말 만은 뚜렷이 들립니다.

지하철.
이 곳에서 물건 파는 사람들을 만나면
잠시 생각을 합니다.
별 쓸데가 없을 것 같긴 한데…
살까? 말까?
집에 많이 있는데… 또 살까 말까?

그러다가 그분이 지나가고 나서야 생각합니다
내가 다른 곳에서 천원 쓸 때
이렇게 고민을 오래 했던가?
왜 이 순간에만 침착하고 냉정해지는 거지?

한때,
지하철에서 천원짜리 고무장갑 파는 아저씨는
그게 얼마나 질긴지 보여 주시려고
지하철 손잡이 봉에
고무장갑을 걸고
대롱대롱 매달려 보이기도 하십니다.

그렇게 매일 몇 번이나 매달리셨을까요?

파리의 지하철에는 예술가들이 있고
서울의 지하철에는 예술가를 능가하는 상인들이 있다. 

어떤 여행가가 했던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.

image source : Poster on the New York Subway, Posted by Sophie Blackall